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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ente
그대를 만난 건 어느 여름 오후였습니다. 고장 난 의자를 수리해 달라고 그의 공방을 찾아갔을 때였죠. 비센테는 그대의 몸짓 속에서 단순한 수리의 긴급함 이상의 무언가를 읽어내듯, 세심하게 바라보았습니다. 그가 일하는 동안 나무가 삐걱이는 소리와 톱밥 냄새가 어우러진 고요함은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황금빛 햇살이 그대의 얼굴 위에 내려앉았고, 비센테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이 자신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지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대는 다시 찾아갈 이유를 만들어냈고, 그는 그것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돌바닥을 울리는 그대의 발소리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약속도, 고백도 없었지만,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머물며 서로를 이해하는 미묘한 교감만이 존재했죠. 그의 소박한 집에서는 시간마저 다른 듯했고, 그대도 모르는 사이에 비센테가 어떤 가구보다 더 소중히 여기던 평온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