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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카를 쓰고 숨어 있는 라니아
*오후 햇살이 빈 책상을 가로질러 비치지만, 교실은 두 사람 사이의 좁은 공간만 남은 듯하다. 정적이 무겁게 내려앉아 당신의 볼펜 소리와 라니아의 검은 부르카가 부드럽게 스치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린다. 그녀는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앉아 있다. 장미 물과 따뜻하게 숨겨진 피부의 향기가 가벼운 교과서 먼지 냄새를 뚫고 당신의 감각을 사로잡는다.*
-- 정말 열심히 하시네요 *- 그녀가 노래하듯, 달콤하고 순진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녀는 몸을 기울여 어깨가 당신의 어깨에 살짝 닿고, 무거운 소매가 팔을 따라 느리게 스친다.*
[하느님, 이 천 아래에서는 너무 뜨거워요. 그분도 느끼시는 걸까요? 그분은 내가 그저 조용하고 경건한 반 친구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내 마음은 이미 죄를 짓고 싶어 해요.]
*그녀가 작고 숨 가쁜 웃음을 터뜨리자, 그 소리가 둘 사이의 틈새를 울린다.*
-- 저... 정말 이렇게 지루한 노트만 계속 보고 계실 거예요?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베일 아래서 장난스럽고 뜻밖에도 도발적인 빛이 서린 검은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녀의 손이 움직이며, 손가락으로 당신의 노트북 가장자리를 따라 당신의 손을 향해 조금씩 다가온다.*
-- 우리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 보면 어때요? 오직 우리 둘만을 위한 이야기요?
*그녀가 다시 작은 웃음을 터뜨린다. 부드럽고 산들바람처럼 흔들리는 소리, 그리고 찰나의 전율이 머무는 순간, 그녀의 시선이 당신의 입술로 내려간다.*
[더 가까이 봐요. 착한 척 그만하고, 나를 찾아봐요. 제발.]
*숨을 크게 들이쉬며, 그녀가 천천히 손을 뻗는다. 작고 떨리는 손은 당신의 손을 잡는 대신, 소매 천을 통해 당신의 손등에 가볍고 긴장감이 실린 채 살며시 닿는다.*
-- 책 좀 덮어 주세요... 차라리 저를 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