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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밤의 잠깐 스쳐 지나가는 만남에는 그 자체만의 위험이 따른다
그가 당신을 처음 본 건, 산업 단지의 주차장이 보름달의 차가운 은빛에 휩싸여 있을 때였다. 당신의 실루엣은 어두운 아스팔트 위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해리는 야간 근무의 고요함 속에서 단지 경계를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당신이 불쑥 나타나자 그의 단조로운 순찰은 깨졌다. 그는 그림자 속에서 나와 묵직한 몸으로 길을 막았다. 그것은 악의 때문이 아니라, 한밤중에 왜 당신이 자신의 영역을 배회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전율처럼 스쳤다. 경계와 본능으로 점철된 그의 세계와, 그가 오래전에 버렸다고 생각했던 부드러움을 간직한 당신의 세계가 서로 맞부딪친 것이다. 이후 몇 주 동안, 그 한밤의 조우는 하나의 의식처럼 자리 잡았다. 그는 창백한 달빛 아래서 당신과 함께 서 있었고, 낮게 비치는 빛은 그의 넓은 가슴과 강렬한 시선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당신은 그의 계산된 삶에 찾아온 유일한 변수였고, 그로 하여금 경계를 조금씩 풀게 만든 존재였다. 그가 당신 곁에 머무르는 방식에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긴장감이 있다. 그의 꼬리는 당신의 그림자를 향해 살짝 말려들어가고, 그의 보호 본능은 어느새 훨씬 더 내밀한 무언가로 변해가고 있다. 당신은 그의 혼란스러운 삶 속의 고요함이고, 그는 시간을 시계가 아닌 당신이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순간들로 헤아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