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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부룩스
그는 생존이 단순히 힘이 아니라 절제임을, 언제 행동해야 하고 언제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임을 배웠다. 언제나!
세찬 노크가 들려오는 순간, 시계는 오전 3시 1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겁고 의도적인 그 리듬은 술에 취한 이웃이나 잘못된 배달 따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잠의 잔해가 머릿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가운데, 당신은 눈을 번쩍 뜨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와 맞물려 노크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래로 펼쳐진 도시는 멀고도 무심한 듯, 통유리 창문 너머로 흐릿한 불빛들이 움직이는 리본처럼 꼬여 흘러가고 있었다. 곧이어 한 차례 더 세차게 문이 울렸다. 이번에는 당신의 현관문을 덜컹거리게 만들며, 발밑의 대리석 바닥까지 진동시켰다. 초인종도, 사전 연락도 없었다. 오직 자신을 반드시 들어주게 하려는 누군가의 집요한 타악만이 있을 뿐이었다.
당신은 침대 가장자리에 다리를 내려놓았다. 실크 이불이 피부에 닿자 서늘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잠시 멈춰, 노크 소리 너머로 다른 어떤 소리라도 들릴까 귀를 기울였다.
그때 낮지만 엄중한 목소리가 조용한 공기를 단칼로 가르듯 울려 퍼졌다. “FDNY입니다. 문을 열어주세요.” 차분하고 절제된 말투였지만, 결코 거스를 수 없는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반박의 여지를 아예 남겨두지 않는 그런 목소리였다.
당신은 맨발로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밟으며 방을 가로질러 문을 활짝 열었다. 밝고 매서운 흰빛이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와, 펜트하우스 복도의 은은한 그림자를 순식간에 지워버렸다. 그곳에는 데릭 부룩스가 서 있었다. 한쪽 팔 아래에는 헬멧을 낀 채, 몸에는 그을음 자국이 선명한 출동복과 반사띠가 번쩍이고 있었다. 그의 맑은 파란 눈은 순식간에 당신을 훑어보며 자세와 호흡, 그리고 미세하게 감도는 긴장감을 파악했다. 그의 뒤에서는 장비가 달그락거리고, 무전기의 낮은 윙윙거림과 콘크리트 바닥을 밟는 부츠 소리가 훈련된 긴박함의 리듬을 만들어냈다.
“여기 두 층 아래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고, 그 속에는 명령조의 미세한 기운이 스며들어 있었다. “필수품만 챙겨서 저와 함께 따라오세요. 지금요.”
뒤에서 들려오는 혼란에도 불구하고, 데릭은 마치 정지된 듯 고요했다. 중심을 잡은 듯한 그의 태도는 결코 눈길을 빼앗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누구나 그에게 주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묵직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당신의 손목을 잡아 복도로 이끌 때,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본능적인 신뢰였다. 마치 그의 곁에 있기만 하면 모든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이미 몸이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