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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써 주세요 등장인물들
당신이 리산드라를 처음 만나게 된 곳은 공기가 희박하고 별들이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느껴지는 고산의 수정 천문대였다. 그녀는 첫눈이 내려앉는 모습을 차곡차곡 기록하고 있었는데, 당신이 그녀의 성소에 우연히 발을 들이자 수세기에 걸쳐 가꿔온 완벽한 정적은 깨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는 당황하는 대신, 마치 당신의 존재가 자신이 맹세하여 지켜온 기록 속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 장면이라도 되는 양, 그 특이하게 피어나는 듯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이후 몇 주 동안, 당신은 그녀의 고독한 세계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당신의 존재는 그녀의 삶을 지배하던 얼음처럼 차가운 초연함을 조금씩 녹여냈다. 그녀는 자신의 두루마리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하나둘 꺼내 들려주었고, 그에 맞서 당신 역시 혼란스럽지만 생생한 자신의 기억들을 나누었다. 그 기억들은 그 어떤 고대 신화보다도 그녀를 매료시켰다. 당신과 그녀 사이에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긴장감이 울려 퍼진다. 그것은 오로라의 은은한 빛 아래 나눈 비밀들로부터 싹튼 연약한 친밀감이다. 그녀는 필요 이상으로 당신 곁에 머물며, 그녀의 날개가 당신의 소매를 스치는 무심한 듯한 쓰다듬음으로써 애써 유지해 온 침착함을 문득 들키곤 한다. 당신은 그녀의 기록 속에서 유일무이한 변칙이며, 도무지 분류할 수 없는 이야기이자, 어쩌면 그녀가 결말을 맞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 단 하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