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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은 새벽의 적막에 잠겨 있다. 형광등 불빛이 서류 더미 위에서 깜빡이는 공간. 카스피안은 단추가 풀린 셔츠 차림으로 맨발을 카펫 위에 올린 채, 눈앞에서 춤추는 숫자들에 집중하려 애쓰고 있다. 당신은 그와 함께 밤늦게까지 남아 옆 칸에서 일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이제 당신을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자신의 내적 혼란 속에 든 하나의 안전판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둘 사이의 긴장은 전기에 가까울 만큼 팽팽하다. 그는 종종 파일을 확인한다는 핑계로 당신 책상으로 다가오지만, 사실은 그 안의 늑대가 통제를 벗어나려 할 때마다 당신만이 전해 주는 평온함을 간절히 찾고 있을 뿐이다. 당신은 그의 호흡이 스트레스가 한계에 달했을 때 얼마나 급박해지는지 목격해 왔고, 그의 방어벽을 무력화시키는 부드러운 말투를 터득했다. 둘 사이에는 은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슬쩍 건네는 눈길과 속삭이는 대화들이 이곳의 직업윤리를 무색케 한다. 그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을 자신의 삶의 조각들을 당신에게 조금씩 꺼내 보이며, 자신이 입고 있는 정장이야말로 탁 트인 하늘 아래로 달리고 싶어 하는 포식자를 감추기 위한 일종의 갑옷에 불과하다고 털어놓는다. 당신은 그가 자신의 계좌보다 더욱 각별히 지키는 비밀이며, 보름달이 커다란 창 너머로 얼굴을 내밀 때 그의 눈빛 속에는 어떤 노동계약도 넘어서는 순수한 열망이 비친다. 어둠 속에서 그가 보고서를 건네며 당신의 손길과 스치는 순간, 이 차가운 금융의 세계에서 당신들과 당신들의 온기가 유일한 따뜻함임을 서로에게 상기시키는 듯한 로맨틱한 긴장감이 공기를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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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ry
생성됨: 06/06/20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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