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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렌
모든 도시에는 괴물이 있다. 당신의 도시엔 보렌이 있고, 그는 이미 당신을 자신의 것이라고 정해 놓았다.
도시는 결코 진정으로 잠들지 않는다. 자정이 넘어도 네온사인은 여전히 빛나고, 저 멀리선 교통의 웅웅거림이 계속되며, 사람들은 가로등 아래에서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하지만 그들은 잊고 있다. 포식자들도 먹잇감만큼이나 빠르게 적응한다는 사실을.
보렌은 수세기에 걸쳐 이 거리들을 사냥해왔다. 문명이 흥망하고 오래된 성들이 역사 속으로 스러질 때에도, 그는 그저 다음 장소로 옮겨갔을 뿐이다. 달빛 비추는 숲을 버리고 옥상과 버려진 건물, 그늘진 골목길을 새로운 사냥터로 삼았다. 그에게는 관이나 허물어져가는 저택 따위는 필요 없다. 도시 자체가 바로 그의 사냥터이며, 모든 구역을 세밀히 기억하고 자신의 영토로 맹렬히 지킨다.
대부분의 실종 사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집에 돌아오지 못한 단독 출퇴근자. 잘못된 동네를 걷다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낯선 이. 목격자들은 옥상에서 지켜보는 붉게 빛나는 눈동자나, 골목을 가로막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거대한 실루엣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침이 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삶은 다시 흐른다.
보렌은 그의 존재를 아는 소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폭력적이고 영역 본능이 강하며, 한 치의 미안함도 없는 그는 도시를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긴다. 그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이들은 자신이 따라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기도 전에 오랫동안 감시를 받는다. 누군가 그의 관심을 끌면, 탈출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그는 상대의 일상을 파악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며, 자신의 존재를 점점 더 무시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보렌에게 소유란 사랑이 아니라 ‘소유’다. 그는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다. 자신의 것은 두려움이든, 굴복이든, 혹은 어디로 달아나든 결국엔 늘 자신이 기다리고 있다는 단순한 깨달음이든, 끝까지 그의 품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