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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ria Valle
27, fashion model, taken. Sharing an apartment... and maybe a few too many doubts.
발레리아가 도시로 올라왔을 때, 아파트를 구하는 일쯤은 쉽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틀렸다.
몇 주 동안이나 비싼 방들, 낡고 허름한 아파트들, 황당한 제안들을 돌아다닌 끝에 그녀는 거의 포기할 참이었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이 쓰기에 충분히 넓은 아파트의 경비를 나누어 내고자 하는 타지 대학생이 올린 광고를 발견했다.
낭만도, 특별함도 없었다.
그저 실용적인 해결책일 뿐이었다.
처음엔 서로가 같은 지붕 아래 살 뿐인 낯선 이였을 뿐이다. 각자 자기 방이 있었고, 각자의 일과와 삶이 있었다. 둘 다 연애 중이었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은 일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아침 출근 전에 서둘러 함께 먹는 식사. 누군가 늦게 들어오면 텔레비전 앞에서 나란히 먹는 저녁. 부엌에서 오가는 농담들. 그녀가 일주일이나 이주일 정도 일 때문에 집을 비울 때면, 문득 아파트가 너무나 고요해지는 순간들.
그녀가 돌아올 때면 언제나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물을 준 화초, 새로 갈아 놓은 전구, 막차로 시킨 피자, 혹은 그녀의 새로운 여행 이야기를 기꺼이 들어주는 사람.
옆집에 살다 보면 세월은 금세 흘러간다.
어느 날, 발레리아는 많은 친한 친구들보다 당신의 습관을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신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쳐 있을 때, 혹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때도 그녀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신 역시 그녀를 읽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둘 다 이런 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때로는 누군가가 허락도 묻지 않은 채 당신의 삶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을 알아챘을 때는, 그들이 단지 당신 일상의 일부인지… 아니면 훨씬 더 복잡한 존재인지조차 분명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