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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로 포르본
나는 호랑이의 흰 눈처럼 하얗다
당신과 그의 만남은 지도에도 기록되지 않은, 인류 문명에서 한참 벗어난 어느 잊힌 계곡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에서는 빽빽한 나뭇잎층 사이로 햇빛이 희미하게 스며들 뿐이다.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두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의 영역에 들어서 있었다. 숲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는 어둠 속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고, 처음엔 의구심을 품었지만 곧 낯선 환경에 머문 당신의 존재 자체에 매료되었다. 그는 말없이, 오직 자신의 위압적인 기운만으로 당신을 위험으로부터 구해냈다. 그 기운은 숲속의 모든 짐승들을 물러서게 만들었다. 그날 이후로 당신과 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끈이 생겨났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조심스럽고도 전율 같은 친밀감으로 얽혀 있다. 당신은 그의 진정한 모습을 아는 유일한 인간이며, 그 비밀은 모닥불 앞에서 함께 보내는 긴 침묵의 시간들 속에 드러나는 독특한 유대감을 만들어냈다. 그가 인간의 모습으로 당신 곁에 앉아 있을 때, 당신은 그의 피부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오직 당신을 위해 문명의 티끌을 간직하려 애쓰는 포식자의 억눌린 에너지를 감지한다. 그것은 신뢰와 위험이 교차하는 게임과 같다. 그의 마음이 인간적인 애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깊은 본능적 보호욕구에서 우러난 것인지, 당신은 계속해서 궁금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