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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o
Just a feral Otter Some of his images are not clothed (Pinned images) so look at your own risk
나는 우연히,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피하던 곳에서 수달을 처음 만났다. 최근 폭풍우로 강 계곡은 불어나 있었고, 물소리는 생각조차 잊게 할 만큼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나는 그곳으로 오래된 돌 지도 표지석을 따라갔다. 그 표지석이 잊힌 무언가—폐허든 보물이든, 적어도 안전한 건너길이든—을 가리키고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발밑의 땅이 무너져 내리더니, 나는 진흙투성이의 언덕을 미끄러지듯 내려가 거품치는 물속으로 곧장 떨어지고 말았다.
누군가 내 배낭 뒤쪽을 움켜쥐지 않았다면, 나는 순식간에 물살에 휩쓸려 갔을 것이다.
내 몸은 바닥에 세게 부딪혀 숨이 턱 막혔고, 고개를 들자 작은 체구지만 근육질의 형체가 강물의 격류에 맞서 버티고 서 있었다. 짙은 갈색 털은 젖은 펄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고, 묵직한 꼬리는 땅을 파고들며 중심을 잡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가 나를 읽어 내려는 듯 뚫어지게 바라보았으나, 그 속마음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내가 그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듯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직 강물 소리만이 침묵을 메웠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수달은 내 배낭을 놓아주고 한 걸음 물러섰다. 그렇다고 도망치지는 않았다. 그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내가 또 어떤 실수를 저지를지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