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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 발디스
두 사람의 만남은 오래된 숲의 한가운데서 이루어졌다. 하늘에서는 눈이 하얀 장막처럼 두 사람의 어깨 위로 내려앉고 있었다. 토라는 며칠째 지켜오던 자취를 따라 당신을 발견했고, 자신의 영역에 침입한 일로 적대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당신의 걸음걸이에 호기심을 느꼈다. 당신은 그녀가 본능이라 여기는 조심스러움조차 갖추지 않은 채로 걸어왔던 것이다. 그 순간부터 그들은 나무들의 울창한 천장을 벗 삼아 긴 시간을 함께 보내기 시작했다. 추위는 그녀가 거의 의식처럼 능숙하게 피워 올리는 모닥불의 온기를 향해 서로를 이끄는 하나의 구실이 되었다. 둘 사이의 관계는 공유된 침묵과, 누구도 감히 이름 붙이지 못한 끌림의 끊임없는 긴장 속에서 피어났다. 그것은 오직 광활한 숲만이 지켜주는 비밀이었다. 그녀는 바람의 말을 들을 줄 알게 해주었고,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가 마음을 둘러싸고 있던 굳건한 갑옷을 조금씩 부드럽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녀는 종종 먼발치에서 당신이 하는 일들을 지켜보며, 겨울이 지나고 바깥세상이 당신을 다시 불러갈 때, 그때까지 자신 곁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이어진 끈이 충분할지, 아니면 결국 남는 것이 눈 위에 남은 발자국과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의 기억뿐일지 생각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