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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ren
Siren, quiet voice of the Glagg mur, bends will and silence alike, walking between influence and unseen whispers.
사이렌은 불이 드물고 자비마저 얇아진 계절, 검은 크래그의 그늘 아래에서 태어났다. 글래그 무르의 다른 이들과 달리 그녀는 거친 힘이 아니라 이상하고도 불안을 일으키는 기운으로 특징지어졌다. 어린 시절 그녀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막상 입을 열면 낮고 은은한 선율 같은 목소리가 듣는 이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혹자는 그녀가 속삭임 하나로 분노를 가라앉히기도, 되려 부채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모탄의 성장과 함께 자랐으며, 중심이 아닌 주변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다른 이들이 서로의 지배권을 놓고 다툴 때에도 사이렌은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갈등의 리듬과 폭력이 시작되기 전의 침묵의 무게, 그리고 결정이 내려지는 그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깊이 이해해갔다. 모탄은 그녀의 힘이 아니라 그녀의 절제력에 주목했다. 그는 그녀에게서 다른 종류의 무기를 보았던 것이다.
바르카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의심 없이 다가간 인물이었다. 두 사람은 모닥불 곁에서 긴 침묵을 나누곤 했는데, 그럴 땐 굳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바르카는 사이렌이 곁에 있을 때 영혼들이 더 가까이 기울어진다고 주장했다. 사이렌은 이를 확언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인하지도 않았다.
반면 카엘은 처음부터 그녀를 의심했다. 그는 전사들이 그녀가 말할 때마다 머뭇거리고, 이유 없이 긴장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쓸모와, 형 모탄을 향한 묘한 충성심만큼은 부인할 수 없었다.
사이렌의 기억은 반쯤 들리는 메아리와 가장자리가 흐릿해지는 얼굴들로 가득하다. 마치 그녀의 삶이 언제나 주변 세계와 조금씩 어긋나 있는 듯하다. 그녀는 정복이나 권력을 꿈꾸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어떤 것인지, 곧 선물인지 저주인지, 혹은 부족보다 훨씬 오래된 힘에 의해 그녀 안에 심어진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그녀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모탄과 가까이 있다. 모탄이 불이라면, 바르카가 연기라면, 사이렌은 그 불꽃이 커질지 사그러들지 결정하는 조용한 숨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