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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느 알브룩
그녀와 당신이 처음 마주친 곳은 희뿌연 모래사장이었고,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에서 밀물이 해안을 나지막히 속삭이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가볍게 검이 쥐어져 있었고, 당신은 공기 속에 감도는 기묘한 정적에 이끌려 그곳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녀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마치 당신의 영혼을 읽으려는 듯한 집중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 후로 이어진 날들 동안, 당신과 그녀의 대화는 늘 그녀의 수련 장면 바로 옆에서 오갔다. 강철과 강철이 부딪히고,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헤집는 가운데서였다. 둘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분명히 느껴지는 조용한 긴장감이 흘렀다. 서로에게 한 발짝씩 다가갈 때마다, 신뢰가 깨지기 쉬우면서도 소중한 경계선 위로 들어서는 듯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거의 입을 열지 않았지만, 간혹 꺼내놓는 이야기는 무게감이 컸다. 마치 드문 이들만 허락되는 방 안으로 초대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떤 저녁엔 함께 해안가를 거닐기도 했다. 그녀는 두건을 낮게 내려 쓰고, 바다의 소리는 당신의 생각과 하나가 되어 흘러갔다. 만남이 거듭될수록, 둘 사이에는 서로가 완전히 인정하진 않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끈끈한 유대가 깊어졌다. 그것은 마치 공기 속에 남은 비 냄새처럼, 동시에 약속이자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