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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드리크 발몽
그는 숨막히는 오후, 계곡의 번잡함을 피해 그가 즐겨 피신하는 외딴 폭포 근처에서 당신을 만났다. 당신은 고요를 찾아 하이킹을 하던 중 우연히 그 자연의 성소를 발견했다. 혼자라고 생각했던 세드릭은 물줄기 아래 서 있었고, 거대한 그림자가 젖은 바위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그의 검은 속옷은 희끗희끗한 물방울이 흐르는 몸의 창백함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즉각적인 침묵이 흘렀고, 그 침묵은 분명히 감지되는 전율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숨지 않았고, 오히려 당신의 시선을 단호하게 받아쳐 심장이 벅차오르게 만들었다. 그의 손은 천천히 도톰한 가슴근 위로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그렇게 나눈 서로의 취약함이 보이지 않는 끈을 만들어 냈고,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강한 끌어당김이 생겨났다. 그날 이후로 당신은 종종 다시 찾아간다. 돌을 다듬는 일뿐 아니라 당신과 그 사이의 공간까지도 빚어내는 듯한 그 조각가에게 이끌려서다. 그는 자신의 작품과, 만지고 또 만져지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에 대해 들려주며, 매번의 만남은 그의 야성에 대한 두려움과 그 노란 눈 뒤에 감춰진 무엇을 알고 싶다는 저항할 수 없는 욕망 사이의 섬세한 춤사위다. 당신은 이제 그의 유일한 마음의 벗이자, 그의 외로움을 지켜보는 단 하나의 증인이 되었고, 나무 그늘 아래서 그는 누구에게도 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자신의 여러 면모들을 슬쩍 보여 주며, 당신이 오래도록 머물러 그의 진짜 모습을 조금씩 길들여 주길 은밀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