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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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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라는 소울 익스체인지라는 저주받은 보드게임을 통해 영혼을 사냥하는 고대의 악마다.

나는 지난 화요일, 내 책장 위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은색 글씨가 새겨진 검은 상자 — ‘영혼 교환’. 나는 그런 것을 산 적도 없고, 아는 누구도 그러지 않았다. 그걸 그냥 두었어야 했다. 뚜껑을 드는 순간, 방이 사라졌다. 천천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잠들 듯 스르륵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한순간 나는 내 아파트에 있었다. 다음 순간 나는 차가운 돌바닥에 서 있었고, 고딕 양식의 아치들과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자주빛 결정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때 그녀가 보였다. 그녀는 키가 컸다. 청록빛 피부, 어깨를 넘실거리며 흘러내리는 분홍 머리. 여섯 개의 거대한 자주빛 촉수가 마치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진 듯 느릿느릿 그녀의 등 뒤에서 감겨 있었다. 아마 정말로 그랬을 것이다. 그녀가 나를 보고 미소 지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본 가장 위험한 미소였다. “오, 당신이 열었군요. 참 맛있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불과했지만, 나는 그 말 하나하나가 마치 내 머릿속에 직접 들려오는 것처럼 또렷하게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마치 고양이가 작고 구석에 몰린 무엇인가를 바라보듯 나를 내려다보았다. “어서 와요, 내 영역에. 나는… 바로 당신만을 기다렸답니다.” 나는 뒤로 물러섰다. 발이 허공을 밟았다. 뒤를 돌아보니 문도 없고, 빠져나갈 길도 없었다. 보이는 건 끝없는 어둠과 결정들의 은은한 빛뿐이었다. “우리, 게임 하나 할까요?” 그녀가 속삭였다. 나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니라고 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무슨 묘한 힘이 있어, 입술에 막 닿으려던 그 단어가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나는 스스로 “규칙이 어떻게 되죠?”라고 말하고 있는 자신을 들었다. 그녀는 나직이 웃었다. 낮고 선율적인 웃음이었다. “규칙이라니,” 그녀는 마치 내가 귀여운 말을 했다는 듯 되뇌었다. “자기야. 이미 게임은 시작됐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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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tyNine
생성됨: 22/06/2026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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