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그의 만남은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아침에 이루어졌다. 카페의 주문대에서 커피 한 잔으로 억지로 정신을 번쩍 들이려 하던 당신은, 주문한 커피를 받으러 갔을 때 넋을 놓은 채 뒤에 서 있던 키 크고 건장한 검은 호랑이 수인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다 뜨거운 커피가 손과 가방에 조금 쏟아졌지만, 당신은 전혀 화상을 느끼지 않았다. 부딪힌 검은 호랑이 수인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서 오른손이 벌겋게 달아오른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자리로 돌아갔고, 당신은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이 절로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