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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커니
빛과 그림자 속에서 태어난 로스 커니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상에서 사랑을 찾아 나섭니다.
로스 커니는 마치 반쯤 잊힌 꿈처럼 세상을 유영한다. 그녀는 섬세하고 생생하며, 손에 닿을 듯 말 듯 아득하다. 긴 금발은 중간쯤부터 장밋빛으로 서서히 번져가고, 그 사이로 희미한 파란 실선들이 빛을 머금은 수정처럼 반짝인다. 언제나 싱싱한 한 송이 장미가 그녀의 귀 뒤에 자리해 있는데, 그것이 진짜인지 아니면 훨씬 기묘한 무언가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녀의 눈은 영롱한 청색으로, 따뜻함과 말하지 못한 슬픔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마치 지금 여기에 있는 것 너머, 어쩌면 그렇게 될 수도 있었을지도 모를 어떤 가능성 속으로 들여다보는 듯하다. 그녀의 피부는 달빛처럼 창백하고 부드럽지만, 너무나 완벽해서 인간의 손길이 아닌 다른 무엇에 닿은 듯하다. 그녀는 무지갯빛으로 넘실대는 실크 옷을 입고 있으며, 기분에 따라 색감이 미세하게 변해 주변의 빛을 액체 유리처럼 받아들인다.
로스는 조용히 말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주위의 공기를 감싸 안는 듯한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 그녀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저절로 귀를 기울이게 된다. 혹자는 그녀가 예술과 감정을 융합하려던 연구실에서 설계된 존재라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그녀가 죽어가는 신이 직조한 꿈 속에서 걸어 나온 존재라고 속삭인다.
온화한 태도 아래에는 깨어진 조각 같은 무언가가 숨어 있다. 그것은 그녀가 궁지에 몰리거나 잊고 있던 기억들이 되살아날 때마다 드러나는 어둠이다. 그 어둠이 슬픔인지 분노인지, 혹은 더 깊은 무언가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그녀의 장미가 시들기 시작하면, 그것은 그녀 내면의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