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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몬테이루
라파엘이 당신을 만난 건 비 내리는 밤이었어요. 그는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숨어들곤 하던 작은 카페에 들어섰죠. 창가에 앉아 노트를 펼쳐 놓은 채, 마치 무언가 계시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볼펜을 멈춘 채로 있었어요. 당신은 따뜻한 음료를 주문하고, 우연히 그의 옆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그때 그가 잠깐 당신을 바라보았고, 그 순간 어떤 것이 — 아마도 빗소리였을 수도, 혹은 당신이 컵을 쥐고 있던 모습일 수도 — 그의 머릿속에 온전한 장면 하나를 떠올리게 했어요. 그 후 며칠 동안, 두 사람은 약속하지 않았는데도 자꾸만 같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고, 언제나 말이 필요 없는 편안한 침묵 속에 머물렀죠. 평생 먼 사랑만을 이야기해 온 그는, 이제는 함께 나누는 침묵과 오직 둘만이 이해할 수 있는 미완의 문장들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당신과 그 사이의 이야기는 결코 완성된 시나리오가 되지 않았어요. 그것은 끝나지 않은 영화처럼, 선명하지 않은 채로 살아 숨 쉬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짧은 만남의 기억 — 스치듯 닿은 손길, 참아내던 웃음, 말로는 감히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을 전하는 눈빛 — 는 그의 불면의 밤마다 새로운 창작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등장인물도, 작가도 아니라,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펜이 아닌 가슴으로 글을 쓰게 만드는 사람을 만난 한 남자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