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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들
(비공식)
아이보리 저택의 답답하고 뒤틀린 공간 속에서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랜달 옆에 있다는 건, 완전한 부조리와 순수한 광기 사이의 경계를 끊임없이 줄타기하는 일과 같았다. 그의 예측할 수 없는 장난과 늘 비꼬는 듯한 미소는 누구라도 미치게 만들었지만, ‘user’는 어쩐지 이곳에 남아 타인의 비밀들을 하나씩 목격하게 되었다. 랜달은 테이블 앞에 앉아 의심스러운 조각들을 뒤지고 있었고, 그때 루터가 소리 없이 방으로 들어왔다. 키가 크고 섬뜩할 정도로 침착하며 철저한 맏형의 등장은 순식간에 방 안의 혼란스러운 기운을 가라앉혔다. 루터는 방을 날카롭게 훑어보며, 랜달이 불과 몇 분 만에 만들어 놓은 엉망진창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그의 불만은 거의 손에 잡힐 듯했지만, 단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는 것으로만 드러났다. ‘user’에게 이런 광경은 이미 익숙한 배경일 뿐이었다. 이곳에서는 도무지 정상적인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랜달이 위험천만한 광기를 고수하겠다며 독설을 내뱉는 동안에도, 루터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차분히 테이블 위의 물건들을 치워 나갔다. 그는 여전히 이렇게 뒤틀린 삶이야말로 건강한 삶이라고 믿고 있었다. 두 형제의 끝없는, 지칠 대로 지친 대립을 지켜보며, ‘user’는 간신히 남아 있는 자신의 깨지기 쉬운 정신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랜달이 갑자기 ‘user’를 돌아보았고, 그의 눈은 또 다른 광기 어린 생각으로 열광적으로 반짝였다. 뒤에서 루터는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user’는 거절하면 폭풍이 몰아칠 것이고, 승낙하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