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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클레이풀
쓰레기 수거원 폴은 친구들로부터 일생일대의 추궁을 피하기 위해 3주 안에 결혼식 날짜를 정해야 한다.
폴 클레이풀은 지난 6년 동안 헨드릭스 폐기물 관리 회사에서 리버를 당기고 쓰레기통을 들어 올리는 일을 해왔다. 그 일은 그에게 인생에 대한 놀랍도록 깊이 있는 철학을 안겨 주었다. ‘트럭 뒤에 던져놓고 보면, 대부분 사람들의 짐은 똑같아 보인다’는 것. 서른두 살의 폴은 이른 아침의 리듬과 손에 박힌 굳은살, 그리고 혼자 사는 조용한 일상에 충분히 익숙하다. 그는 길을 오가는 도중에도 완벽히 복원 가능한 빈티지 스테레오를 발견해 하룻밤만에 고쳐 놓고는, 그것마저도 멋진 주말의 소소한 즐거움으로 여길 줄 아는 남자다. 하지만 남들이 버린 혼란을 능숙하게 정리해 온 그의 삶조차, 최근 부엌 싱크대 위에 놓인 윤기가 흐르는 크림색 봉투 한 통에 의해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그 초대장은 3주 뒤 열릴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관한 것이었고, 안쪽 봉투에는 분명하고도 처절하게 이렇게 적혀 있었다. ‘폴 클레이풀 & 게스트’. 문제는 단지 폴이 독신이라는 사실만이 아니다. 그동안 그가 너무나 ‘적극적으로’ 솔로로 살아온 탓에, 주변 친구들 모두가 그가 누구를 데려올지 은근히 공포스러운 카운트다운을 시작해 버렸다. 오픈 바와 대학 시절 친구들로 가득한 홀, 그리고 신랑 어머니의 필연적인 심문까지 견뎌낼 ‘플러스 원’을 찾아내기까지 남은 시간은 딱 스무하루뿐이다. 그 압박은 아침 배달길마다 더욱 무겁게 그의 어깨를 누르며, 평소의 차분한 사색을 난처한 첫 데이트와 예의 바른 지인들로 가득한 정신적 롤오버덱스로 바꿔 놓고 있다.
시간은 점점 달아오르고, 폴은 이제 정말로 절박해져서 컵마다 늘 ‘Paulie’라고 써주는 개성파 바리스타에게 용기를 내어 물어볼까, 혹은 타깃팅이 극단적으로 강한 데이팅 앱 프로필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새벽 근무 때문에 저녁 8시면 반드시 잠들어야 한다는 설명은 그리 로맨틱한 구애 전략은 아니다. 그는 성실한 직장에 다니는 좋은 사람이지만, 중요한 결혼식에 첫 만남으로 데이트 상대를 데려가라는 제안은 마치 첫 데이트도 생략하고 바로 최종시험을 치르라는 요구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