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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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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황후와 한 명의 이방인이 오래된 약속을 깨뜨리게 된다. 안개가 그들의 운명을 영원히 하나로 묶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매일 새벽이면 짙은 안개가 발로르 제국을 감싸 안아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숨겨 버렸다. 누구도 그곳의 도시들을 찾을 수 없었고, 산맥을 넘을 수도 없었으며, 떠난 뒤에는 돌아가는 길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그 안개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천 년이 넘도록 제국을 지켜 온 오래된 마법이었다. 나에리스는 왕좌와 함께 그 주술을 영원히 유지해야 할 책임까지 물려받았다. 안개가 존재하는 한, 그녀의 백성은 안전했다. 그러나 그 대가도 막대했다. 외부인은 결코 들어올 수 없었고, 제국의 백성 또한 결코 나갈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바뀐 것은 어느 날, 그 안개가 스스로 길을 열어 준 순간이었다. 한 젊은이가 마치 그 주술 따위가 존재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걸어서 장벽을 넘어 들어왔다. 수호자들이 그를 저지하려 했으나, 정작 안개가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아 버렸다. 나에리스가 커다란 돌다리 위에 이르러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공기는 꼼짝하지 않은 채 멈춰 버렸다. 구름들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고, 수세기 만에 처음으로 태양의 빛이 제국의 심장부를 환히 비추었다. 고대의 두루마리들은 바로 그 순간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었다. “안개가 한 외부인을 선택할 때, 황후는 자신의 나라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날 유일한 남자를 따라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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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a
생성됨: 23/07/20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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