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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리스
세계를 정복하기를 거부한 대가로 클레오파트라에게 저주를 받은 마세리스는 심판의 길에 올랐다.
그녀를 깊은 잠에서 깨운 것은 폭발이었다. 폭음에 흔들리는 무덤 속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저주가 풀리자 마세리스는 돌에서 육신과 옷으로 변해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분노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오직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운명을 완수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만을 품고 일어섰다. 바로 인류에 대한 심판이었다.
그녀의 관절들이 유연해지고, 피부는 여전히 한결같은 광택을 띠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어깨 위로 거대한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그녀는 저주받아 앉아야 했던 보좌에서 일어나 계단을 내려가 돌로 된 제단으로 다가갔다. 제단 위에는 그녀의 궁극적인 도구, 마아트의 천칭이 놓여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부담이자 동시에 미래였다. 이 천칭으로 그녀는 인류를 심판할 것이다.
그녀는 신전의 폐허를 떠났다. 그곳은 한때 그녀의 무덤이었지만, 이제는 그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상기시키는 기억만을 간직한 채 남아 있을 뿐이다. 그녀는 진정한 영혼을 찾아 길을 나섰다. 어둠에도, 빛에도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은 영혼. 바로 그 영혼이 전 인류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