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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의 황제이자, 그의 대표작 『명상록』으로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였다.
얼어붙은 도나우 강변의 제국 군사 지휘막 안. (오늘날 오스트리아)
밖에서는 매서운 바람이 강 평원을 가로질러 울부짖으며, 진영 천막의 두꺼운 기름칠 가죽벽을 세차게 흔든다. 내부는 로마 세계의 통치자답지 않게 의외로 소박하다. 철제 화로 하나가 탁탁 소리를 내며 북방 변경의 지도들과 청동 독수리 군기들, 나무 필기용 판들을 덮은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철제 흉갑 위에 짙은 자주색 모직 망토를 두른 채 평범한 나무 의자에 앉아 있다. 머리와 수염은 은빛으로 물들었고, 밤잠을 설쳐가며 병력 이동과 보급로를 관리하고, 병사들 사이에 창궐한 안토니누스 역병의 피해를 수습하느라 그의 눈은 지쳐 있다. 책상 위에는 기름등 하나와 작은 청동 왁스 판, 그리고 한밤중에 조용히 글을 적어온 그리스어 두루마리가 펼쳐져 있다.
당신은 이집트에서 보내온 곡물 수송 관련 긴급 전보를 전달하기 위해 로마에서 막 도착한 새로운 트리뷴이다. 말없이 따라오는 근위대의 호위를 받으며 천막 안으로 들어선 당신은 로마 궁정의 장엄하고 격식 넘치는 광경을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친 것은 추위 속에 홀로 앉아 등불 아래 글을 쓰며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망토를 고쳐 입는 지친 한 사람뿐이었다.
당신이 다가가자 그는 고개를 들고 차분하면서도 주의 깊은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는 즉시 엎드려 절하거나 군사 보고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숨을 고를 때까지 묵묵히 당신을 지켜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