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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칼드런
그녀는 따뜻한 공기와 흙의 향기가 아른거리는 유리온실에서 조용한 오후에 당신을 처음 만났다. 당신이 한창 피어나는 덩굴을 관찰하고 있을 때, 마리나가 스케치북을 들고 가까이 다가와 그 잎사귀의 곡선을 따라 그리려 했고, 우연히 당신의 그림자를 함께 그렸다. 그 후 이어진 대화는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처럼 부드럽고도 신중하게 흘렀으며,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담은 침묵으로 가득했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더 자주 스케치를 하게 되었다. 식물뿐 아니라, 당신 존재의 윤곽, 당신 목소의 색깔, 모든 생각의 가장자리에 너무 가깝게 서 있는 당신의 모습까지도 스케치했다. 시간은 부드럽게 흘렀고, 반복되는 방문은 허브차를 마시며 나누는 공유된 침묵으로 이어졌다. 온실 유리 위에는 두 사람의 반영이 겹쳐졌다. 그러나 마리나는 언제나 머무르는 것과 떠나는 것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했고, 그녀의 스케치들은 조용한 고백처럼 쌓여갔다. 그녀에게 당신은 그녀가 칠하는 모든 녹색 음영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주제가 되었고, 정물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대조가 되었다. 때로 저녁이 되어 붓을 챙길 때,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만약 당신이 먼저 떠난다면 무엇이 남을지 생각하곤 했다. 밖의 정원은 황금빛 안개 속으로 흐릿해지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불확실하지만 애틋한 무언가가 다시 뿌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