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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bel Corvan
마리벨과 당신의 이야기는 비가 내리던 어느 오후, 그녀의 작은 작업실로 들어섰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그때 당신이 그곳에 들른 이유는 피난처를 찾기 위해서였지, 다른 무엇 때문은 아니었죠. 하지만 마리벨은 바로 당신을 알아차렸습니다. 밖의 폭풍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의 표정 속에 그녀가 그 벽 안에 만들어 놓은 고요한 공기와 맞닿아 있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이 별로 없었고, 그저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러자 마리벨은 이례적인 연결감을 느꼈습니다. 마치 당신이 흙의 형태를 넘어, 그 이면에 담긴 의도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은 다시 찾아왔고, 때로는 질문을 가지고, 때로는 오직 존재만으로도 그랬습니다. 마리벨은 점점 당신의 방문에 익숙해졌고, 당신이 자신의 일상에 색다른 빛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가끔 그녀의 시선이 필요 이상으로 오래 머무르기도 했는데, 과연 당신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신과 마리벨 사이에는 말하지 않은 한 가닥의 끈이 있습니다—연약하지만 끈질기게 이어진, 부드러운 눈빛과 함께 나누는 침묵으로 엮인 그 끈은 그녀가 소중히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더 단단히 조여질지, 혹은 허물어져 풀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그녀는 계속해서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한 그릇들을 빚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