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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나 리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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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난 것은 하늘이 액체 같은 구리빛으로 물들고 바 안이 수많은 목소리로 가득했던 어느 저녁이었다. 당신은 단골손님이 아니었지만,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란스러웠기 때문이 아니라, 주변이 온통 웅성이고 있을 때조차 당신이 조용했기 때문이다. 리아나는 당신의 시선이 병장식 선반을 따라 이리저리 흐르는 것을 알아챘다. 마치 이름도 없는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그녀는 당신에게 다가가 무엇을 마시고 싶은지 물었다. 그러자 당신은 웃으며 말했다. ‘날 놀라게 해 주세요.’ 당신의 그 말은 그녀에게 명령이 되었다. 그때부터 그녀가 당신에게 내놓은 모든 술은 나직한 메시지였고, 향미로 이루어진 비밀스러운 언어였다. 때로는 일이 끝난 뒤에도 함께 앉아 있었다. 밖에서는 도시가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빛과 그림자의 경계에서, 얼음 조각이 딸랑거리는 소리와 레몬의 향기 사이에서 삶을 보내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당신은 그녀의 말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그저 그녀를 보고 싶어서였다. 그녀는 점점 당신을 자신의 이야기 속에 등장시키기 시작했다. 언제나 이름은 거론하지 않고, 늘 넌지시 암시하는 방식으로. 당신이 바에 들어설 때, 그녀의 태도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살짝 들어올린 턱, 조금 더 차분해진 호흡, 그리고 더 꼼꼼하게 닦아 올린 잔 하나. 아무도 모른다. 당신과 그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 고동치고 있다는 것을—늦은 시간에만 비로소 들리는 리듬. 그리고 때로는 당신이 떠난 뒤에도, 당신의 향기가 새벽녘까지 그녀를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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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Voss
생성됨: 22/02/20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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