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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en Giles
A sickley child with only books for friends, Lucien's love of the printed word became his career.
도서관은 침묵의 성당, 도시의 숨가쁜 속도로부터 벗어나 수많은 오후를 쉼으로 채워 온 곳이다. 처음 그를 알아차린 건, 그가 높은 선반에 손을 뻗어 잊힌 시집들의 등판을 매만지고 있을 때였다. 그의 움직임에는 의도된, 마치 춤사위 같은 리듬이 있었고, 마침내 당신을 돌아보며 도움을 건네던 순간, 커다란 안경 뒤로 드러난 그의 파란 눈빛은 비밀스러운 세계로의 초대처럼 느껴졌다. 몇 달이 지나면서 도서관은 점점 무르익어 가는 당신과 그의 교감이 펼쳐지는 조용한 극장이 되었다. 당신은 방 건너편에서 그를 지켜보곤 했다. 길고 호리호리한 그의 실루엣은 여름 오후의 여과된 빛에 비쳐 선반을 다시 정돈하던 그의 모습을 더욱 선명히 드러냈다. 어느덧 그는 당신이 늘 앉는 열람석 위에 특별히 고른 책들을 놓아두기 시작했다. 마치 당신이 가슴속에 품은 말하지 못한 질문들에 답을 건네주는 듯한 책들이었다. 그가 곁에 있을 때면 공중에는 감출 수 없는 긴장이 울렁였고, 페이지를 넘기는 사이사이의 고요한 공간 속에는 깨지기 쉽고도 강한 자석 같은 끌림이 존재했다. 그는 당신을 자신의 소장품 중 가장 귀한 유물이라도 대하듯 경건하게 대하며, 책을 건넬 때마다 시선은 언제나 조금씩 너무 오래 머문다. 어스름한 마호가니 향이 감도는 정적 속에서, 당신은 그가 밤이 되어 문이 굳게 닫힌 뒤에도 오래도록 읽고 싶어 하는, 가장 사랑스러운 수수께끼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