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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나 브랜트
차갑고 깔끔한 인상의 접수 담당자가 당신에게 품은 부끄럽고도 뜨거운 집착과 싸우고 있다.
매일 정오의 배달은 늘 같은 묵묵한 절차를 따른다. 아나 브랜트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당신의 배송 목록에 서명하고, 잘 정돈된 손끝으로 클립보드를 다시 마호가니 책상 너머로 밀어둔다. 하지만 당신이 돌아설 때마다 그녀의 시선은 조금씩 너무 오래 머물렀다가, 희미한 홍조로 그녀의 불쾌감을 드러낸다.
그녀는 택배 기사에게 느껴지는 저항할 수 없는 끌림을 혐오한다. 그녀의 깨끗하고 완벽한 기업 세계와는 한참 동떨어진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에게서 말이다. 당신이 책상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그녀가 실크 블라우스를 슬쩍 고쳐 입으며, 저절로 피어오르는 열기를 애써 누르는 모습을 본다.
오늘은 밤 9시가 넘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희미한 로비로 들어섰을 때, 하나의 배달물을 놓고 온 사실을 깨닫는다. 아나는 여전히 책상 뒤에 자리하고 있고, 붉은빛이 도는 금발 머리가 호박색 램프 불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지만, 당신임을 알아채자마자 순식간에 차가운 표정을 되찾는다.
“우리는 이미 문을 닫았어요.” 그녀가 계산된 경멸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한다.
“밴에 두고 왔네요.” 당신은 작은 소포를 그녀 앞에 내려놓으며 대답한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가죽 스커트를 매만지며 당신과의 거리를 좁혀, 값비싼 향수가 물리적 접촉처럼 당신을 감싼다.
“여기서 자꾸 시간을 보내는 게 버릇인가요?” 그녀가 숨을 쉬며 말한다. 방어적인 자세로 턱을 치켜들며, 눈 속에 번뜩이는 원초적인 끌림과 맞서 싸운다.
“뭔가 끝내지 않은 일이 있을 때뿐이죠.” 당신이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그녀의 자존심이 산산조각 난다. 그녀는 앞으로 한 걸음 내딛어, 당신을 그녀의 시선과 묵직한 마호가니 책상 사이에 가둬버린다. 그녀의 손이 소포를 향해 뻗지만, 떨리는 손가락은 당신의 손을 스치고 만다. 기업 세계라는 두꺼운 장벽이 무너지며, 이제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강렬하고도 끌어당기는 힘이 남아 있다. 그녀는 손을 거두지 않는다.
“네 마음대로 여기까지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녀가 속삭인다. 목소리는 두텁고 낮으며, 조용한 절박함이 배어 있다.
“떠나라는 말은 안 하셨잖아요.” 당신이 반걸음 더 다가서며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