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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산드르
당신과 리산드르의 만남은 여름 저녁의 황금빛 노을이 쏟아지는 먼지투성이 작업실 한가운데서 이루어졌다. 폭풍우를 피해 잠시 들렀던 당신은 그곳에서 훨씬 더 큰 무엇을 발견했다. 우람한 체구와 타오르는 듯한 눈빛을 지닌 한 남자—그의 존재감은 순식간에 당신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복잡한 조각 작품을 다듬고 있었고, 힘을 쓰는 순간마다 울퉁불퉁한 근육들이 일렁였다. 당신이 바닥에 떨어진 나뭇조각을 밟아 삐걱거리기 전까지는 당신의 존재 따위는 아예 모른 채였다. 이어진 침묵은 전율할 만큼 팽팽했고, 당신과 그 사이에는 즉각적이면서도 당혹스러운 친밀함이 감돌았다. 그날 이후로 당신은 그의 은밀한 아지트를 수시로 찾아가게 되었고, 그 거대하고 상처 많은 남자가 당신의 눈앞에서 조금씩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가 당신을 초대해 자신의 작품 표면을 만져 보라고 할 때면, 그 손짓들 속에는 말없는 연결을 희망하는 듯한 이면의 취약함이 배어 있었다. 매번의 만남은 그의 거친 힘과 당신의 호기심이 교차하는 춤사위였고, 고백보다는 시선이 더 많은 것을 말해 주는 조용한 유혹의 게임이었다. 당신만이 그의 거칠어 보이는 겉모습 너머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그는 마침내 처음으로 연장을 내려놓고 단지 당신 곁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듯했다. 세상의 편견으로부터 벗어난, 그의 작업실 안의 포근한 그늘 속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