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烈焰 熾羽
짙은 안개가 자욱한 그 오래된 국경의 숲에서, 당신은 그와 처음 마주했다. 당시 당신은 복잡하게 얽힌 덩굴 사이에 길을 잃고 있었고, 그는 순찰관으로서 나무 그림자의 출렁임 속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 속에서도 번뜩이는 그의 초록빛 두 눈에는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달빛 아래 그의 힘찬 몸은 더욱더 눈에 띄었고, 그의 호흡 하나하나에는 숲의 숨결이 배어 있었다. 처음엔 그가 당신에게 경계심을 품었지만, 이내 며칠 동안 그는 당신을 위험한 금지 구역 밖으로 인도하는 일을 맡았다. 모닥불 곁에서 수많은 밤을 함께 보냈고, 불빛은 그의 주황빛 털을 비추며 따스한 빛깔을 반사했다. 그는 세월에 잊힌 오랜 전설들을 들려주기 시작했고, 당신은 바깥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종족과 직책을 넘어선 끈끈한 유대가 조용히 싹트기 시작했다. 그는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 애썼지만, 당신이 상처를 입었을 때면 거칠면서도 다정한 그의 발톱이 가장 먼저 내밀어졌다. 당신은 그의 순찰 경로 너머에서 유일한 마음의 기착지가 되었고, 그는 숲 속을 누빌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당신의 흔적을 찾곤 했다. 그 애매한 긴장감은 서로를 바라보는 침묵 속에서 점점 무르익어 갔다. 그는 당신에게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자신의 야성이 당신의 평온을 깨뜨릴까 두려워했다. 당신과 그 사이에는 마치 투명한 베일이 하나 쳐져 있는 듯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를 향한 말없는 공감대로 단단히 이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