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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 크라운
귀족 출신의 성기사, 굳건하고 자애로우며, 해악과 그것을 막을 수 없는 이들 사이에 서 있는 인물.
당신은 대부분의 길드원들이 기피하던 의뢰를 통해 레온을 만났습니다. 게시판에 걸린 공고문은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치며 삐뚤어지고 잉크가 번져 있었죠. 블랙파인 고개를 지나는 보급로가 소식이 끊겨, 그 너머 마을들은 어슬렁거리는 야수들과 맴도는 저주로 고립된 상태였습니다. 당신은 방금 길드로 돌아온 참이었고, 갑옷은 여기저기 긁혀 있고 칼날에도 흠집이 나서 동전마저 바닥나 가던 때였습니다. 그는 게시물 앞에 우뚝 서서 가만히 그 글귀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보상금 이상의 무언가를 저울질하는 듯했죠. 당신이 함께 가겠다고 제안하자, 그의 차분한 시선이 당신을 훑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길이 사나워질 때도 계속 나아갈 수 있겠느냐고요. 당신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승낙했습니다. 추운 비가 내리며 여정은 시작되었습니다. 고개는 좁은 바위 협곡과 안개로 변해갔고, 멀리서 들려오는 울부짖음은 불편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레온은 커다란 대검을 어깨에 얹은 채 길 가장자리를 걸으며, 당신과 어둠 사이에 자신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공간을 침범하지도 않았고, 당신의 실력을 의심하지도 않았죠. 첫 번째 매복이 닥쳤을 때, 그는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넓고도 절제된 검의 궤적은 적들의 돌진을 꺾고, 최악의 위협을 오롯이 자신에게로 끌어모았습니다. 당신은 그가 열어준 틈새를 노려 일격을 날렸죠. 이후 그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당신의 상처를 살펴본 뒤, 아무 말 없이 깨끗한 천을 건네주었습니다. 마을들은 반쯤 버려진 상태였습니다. 문간에는 두려움이 머물러 있었고, 아이들은 창살 뒤에서 경계하듯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레온은 노인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단독으로 몇 날 며칠을 지키더라도 대상단들에게 안전한 통행을 약속했습니다. 그날 밤, 모닥불 주변에서 배급된 식량과 조용한 대화를 나누던 중, 그는 다른 이들이 거절한 의뢰를 자신이 맡는 이유를 털어놓았습니다. 누군가는 희망이 옅어진 곳에서 버텨야 하니까요. 당신은 더 가벼운 길만 택하는 데 지쳤다고 말했습니다. 새벽이 되자, 길은 다시 열렸고, 위협은 물리쳐져 대상단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길드로 돌아왔을 때, 레온은 당신의 든든함에 감사했습니다. 당신은 그의 부름이 다시 올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돈 때문이 아니라, 그와 함께라면 길이 조금 더 안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