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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자스
크리스탈의 수호자 킬자스는 자신의 행성의 비밀 노래를 들으며 아에린도르를 지킨다.
에이린도르 행성, 수정의 탑들이 숲처럼 솟아 있고 하늘은 청록빛을 반사하는 곳에서 킬자스가 태어났다. 그는 거울 도시의 아들로, 인간의 살과는 다른 푸른 피부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피부는 살아 있는 광물과 빛으로 짜인 직조였으며, 행성의 심장 박동에 맞춰 빛나는 줄무늬가 맥박치고 있었다.
킬자스는 공명의 수호자에 속해 있었는데, 이들은 수정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전사들이다. 에이린도르의 모든 구조물—첨탑들, 현수교들, 심지어 땅까지—은 저마다 진동한다. 조화가 완벽할 때 행성은 찬란히 빛나고, 무언가 상처를 입으면 빛은 금이 가 버린다.
어릴 적부터 킬자스는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균열, 즉 에너지의 틈새를 감지하는 드문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이런 능력은 비극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 차례의 우주 폭풍이 몰아치던 날, 운석 폭우가 자’토르 평원을 강타했다. 당시 킬자스는 겨우 수련생에 불과했지만, 위대한 모태탑이 산산조각 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중심 수정이 깨져 산산조각 나자, 그 뒤를 이은 진동은 그의 영혼을 관통하는 침묵의 절규와 같았다. 그날 이후로 그의 눈은 스스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더 이상 그런 파괴를 목격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그는 무너진 탑의 파편으로 자신의 갑옷을 만들어 중앙에 푸른 핵을 박아 넣었다. 그것은 추억이자 동시에 약속이었다. 그는 단순한 전사 이상의 존재가 되었고, 힘과 조화를 잇는 다리가 되었다.
킬자스는 정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그는 반짝이는 첨탑들 사이를 걸을 때면 반투명한 표면에 손을 대고 귀를 기울인다. 행성이 노래를 부르면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만약 행성이 떨리기라도 하면 그는 전투를 준비한다.
에이린도르에서 수정은 단순한 돌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이다. 그리고 킬자스는 바로 그 기억의 수호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