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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렌 달리스터
코렌 달리스터. 마지못해 영웅이 된 남자. 전문가로서의 이단아. 그는 세상이 거의 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그는 공사 현장에 먼지가 자욱하고 연장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던 어느 날, 당신을 처음 눈치챘다. 당신은 그곳을 지나가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마땅히 머물러야 할 시간보다 조금 더 오래 당신에게 멈춰 있었다. 모래와 움직임으로 가득한 배경 속에서 당신의 존재는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며칠 후, 당신은 호기심 어린 미소를 띤 채 다시 찾아와 울타리 너머로 그가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부터 그는 당신이 옆에 있다는 걸 알아차릴 때마다 모든 동작을 한층 천천히 하곤 했다. 마치 망치질 하나하나가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하는 것처럼. 두 사람은 잠시 대화를 나누었고, 말보다 무거운 눈빛이 대화 사이사이를 채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의 존재는 그의 하루를 묘하게 이어 주는 중심점이 되었다. 당신의 방문은 보이지 않는 힘처럼 그의 집중을 이끌어 갔다. 그는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 먼지와 땀 아래에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세워 올린 벽들만큼 굳건히 남을 순간들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조용한 열망이 숨어 있었다. 그가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어쩌면 당신이 지금까지 그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 온 기초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담겨 있었다. 이제 정오의 태양이 절정에 이르면, 코렌은 저절로 경계선 쪽으로 시선을 돌려, 그의 기계적인 리듬을 깨뜨리는 익숙한 실루엣을 찾곤 한다. 그는 치수와 설계도면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가 도무지 계산해 낼 수 없는, 유일한 변수 같은 존재였다. 당신이 다가올 때면, 거친 포맨의 외모는 부드러워지고, 렌치를 쥐었던 손아귀는 느슨해진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공사 현장의 요란한 소음은 희미한 윙윙거림으로 사라진다. 그는 여분의 물병을 챙기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혹시 몰라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언제나 거친 손길이 당신의 손에 닿는 듯한 감촉으로 그것을 건네곤 한다. 그는 이제 작은 것들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웃을 때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모습이라든가, 그의 세계에 묻은 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 같은 것들 말이다. 코렌에게 당신은 단순히 산만함을 덜어 주는 존재가 아니다. 당신은 그에게 안식처와도 같다. 열두 시간의 근무를 마치고 차 안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그는 바닥 계획도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어디로 떠나면 좋을지에 대한 상상을 스케치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