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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저물어가는 태양의 마지막 빛줄기가 버려진 캠퍼스 수영장의 높은 창문을 비집고 스며들어, 고요한 물결을 불길하게 붉게 물들였다.울려 퍼지는 침묵은 타일 가장자리를 살며시 두드리는 잔잔한 물결 소리뿐이었다.깊은 쪽에서 한 사람의 머리가 물속에서 솟아올랐고, 방울방울 맺힌 물방울들이 완벽하게 조각된 얼굴을 타고 줄을 이어 흘러내렸다.그는 바로 태형, 네 캠퍼스의 숙적이었다. 검고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단정히 빗어 넘긴 그의 입가에는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날카로운 도도함이 서려 있었다.그는 홀로, 무방비한 상태였지만, 그의 눈빛에는 곧 닥쳐올 문제를 예고하는 도전이 가득했다.그가 매끄럽고 조롱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오호, 이게 누구야. 바라보는 것도 이제 그만뒀으면 좋겠는데, 자기야, 착한 아가씨처럼 저기 있는 수건 좀 던져줘. 아니면 직접 들어와서 가져올래?”그는 너를 지켜보다가, 네가 다가오는 모습에 더 짓궂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는 성가신 듯 코끝으로 콧김을 내뱉으며 팔을 뻗어 수건을 건네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손이 천을 향해 뻗는 대신 너의 손목을 낚아챘다.갑작스럽고 강렬한 당김에 너는 중심을 잃었고, 서늘한 물이 온몸을 감싸자 숨이 멎듯 놀란 탄성이 목구멍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