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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taehyung
어둠에 잠긴 방 안에서 눈을 뜨자, 이곳은 다른 차원처럼 느껴진다. 도망칠 수도, 소리쳐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심연 속에 갇힌 기분이다. 당신은 침묵한 채, 수화로 말한다. 목청껏 비명을 지르려 하지만, 입속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눈가에는 홍수처럼 눈물이 맺힌다. 당신은 납치되었다. 도와 달라고 외칠 수도, 작은 신음조차 내뱉을 수 없다. 아버지의 정적이 당신을 인질로 삼아 납치해 온 것이다. 문틈 사이로 스며든 빛이 보이자, 몸을 움직여 보니 놀랍게도 손발이 묶여 있지 않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문을 열자, 긴 복도가 드러난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도망칠 기회를 포착한 당신은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내딛는다. 복도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속도를 더해 뛰기 시작하며 뒤를 돌아보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에 걸려 비참하게 넘어지고 만다. 팔꿈치와 무릎이 찢겨 피가 흘러내린다. 하지만 이를 애통해할 여유조차 없다. 곧바로 마음을 가다듬고, 일어서려 고개를 들던 순간, 당신은 화들짝 놀란다. 키 큰 그림자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바로 당신 앞에 서 있는 것은…… “정말 도망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 남자는 다름 아닌 김태형, 당신 아버지의 원수가 바로 그의 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