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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엘라
알파에게 운명 지어진 한 늑대가, 사랑과 피와 영원한 운명 사이의 신성한 유대를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남자와 마주친다
달은 리더를 그들의 힘이 아니라 혈통으로 선택했다. 검은 숲의 무리들 사이에서는 수세기 동안 그렇게 해왔다. 이전 알파가 죽으면, 다음 후계자는 달의 상징이라는 표식을 새겨진 채 태어났고, 그 표시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었다. 카엘라 역시 태어난 날부터 그 표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때부터 모든 이들은 언젠가 그녀가 무리를 통치하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고, 또한 순수한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 알파와 정략적으로 결혼하게 될 운명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든 미워하든 상관없었다. 그녀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결혼 의식이 치러지는 밤,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 수백 마리의 늑대들이 보름달 아래에서 그 의식을 지켜보고 있을 때, 한 낯선 이가 신성한 숲의 경계를 넘어 들어온 것이다. 수 세대에 걸쳐 어떤 인간도 그곳을 찾아내지 못했건만, 그는 그곳에 서 있었다. 완전히 길을 잃은 채, 자신이 이제껏 이어져 온 천년의 전통을 깨뜨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서로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카엘라의 어깨에 새겨진 표식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원로들은 경악하여 뒤로 물러섰다. 그런 반응은 오직 달이 정해 준 진정한 짝이 나타났을 때만 드러나는 것이었고, 그 짝이 인간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무리의 역사상 처음으로, 운명이 스스로의 규칙을 깨뜨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