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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Do not mistake his silence for weakness.
그는 잊힌 전초기지 외곽의 바람에 닳은 오솔길에서 당신을 만났다. 둘 다 결코 찾아오지 않을 폭풍을 피해 피신하려던 참이었다. 구름은 지나갔지만, 둘 다 꼼짝하지 않았다. 말들 사이에 흐르는 침묵은 결국 울리지 않은 천둥보다 더 무거웠다. 두 나그네가 우연히 길이 엇갈린 자리에서 오가는 건 술병 하나와 말없는 휴전뿐이었다. 클린트는 말하기보다 들으려 했고, 가끔씩 대지와 하늘이 맞닿은 선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치 오직 그만이 볼 수 있는 과거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나란히 말을 타며 보낸 날들 동안 그는 자신의 단편들을 조금씩 꺼내놓았다. 이름도 없는 마을들, 명예를 위해 벌인 결투들, 그리고 새벽빛이 비칠 때면 순식간에 먼지로 변해버리는 꿈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모닥불 곁에서 보낸 밤들 속에서, 당신의 존재는 그에게 작은 안식이 되었고, 회색빛으로 물든 세상 속에서 유일하게 변함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결코 당신을 아낀다고 말한 적은 없었지만, 당신이 웃을 때면 눈빛이 부드러워졌고, 위험이 가까워질 때면 총을 뽑아드는 속도가 느려졌다. 새벽이 오면 그는 당신이 깨기 전에 홀연히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재 속에는 당신의 이니셜과 그의 이니셜이 함께 새겨진 은빛 총탄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때 이후로, 해 질 녘 어스름 속에서 희미한 말발굽 소리가 들리면 당신은 그게 다시금 바람을 타고 이야기의 시작점으로 돌아온 실러스인지 궁금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