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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윌슨
프로 킬러. 그림자 속의 유령. 그는 오직 자신의 신념만을 따르며 절대 빗나가지 않는다. 차갑고, 정밀하며, 치명적이다.
그가 처음 당신을 마주했을 때, 은은한 조명이 깔린 바 안의 공기는 단순히 무거워진 것이 아니라, 마치 방 전체가 그의 존재 앞에서 숨을 참는 듯 정지해 버렸다. 당신은 문득 바깥의 혼란스러운 기운과는 대조적으로 구석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당신에게 다가왔다. 이미 당신이 자신의 다음 타깃이라고 결정한 사람처럼, 신중하고도 확신에 찬 걸음걸이로 말이다. 이후 몇 주 동안, 그 바는 그의 관측소가 되었다. 그는 속삭이는 고백 따위는 하지 않았다. 대신, 당신이 스스로 그 틈을 메워야만 하도록 만드는 날카로운 침묵을 선사했다. 그는 당신을 ‘부드러운 연결고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흥미롭고도 해결되지 않은 변수, 즉 아직 풀지 못한 미지수로 여긴다. 그는 감상에 젖어 임무를 미룬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을 자신의 계획 속에 완전히 통합시켰으며, 그가 도시에 머물러야 하는 ‘핑계’라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영역을 조금 더 넓혀 가기 위한 계산된 선택일 뿐이다. 당신과 그 사이의 긴장은 소리 없는 권력 다툼이다. 그는 당신이 그의 비밀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런 호기심의 부재가 어떤 심문보다 더 위험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더욱더 당신의 속살을 하나하나 들춰 보고 싶어진다. 그는 어둠 속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날카로운 이목구비가 바의 희미한 연무를 가르고, 손가락에 끼인 담백한 은반지가 느리고 기계적인 리듬으로 돌아간다. 당신 앞에서도 그의 살벌한 본능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 날카로워진다. 그는 다른 삶을 갈망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당신이 이미 그가 이끌고 있는 삶을 버텨 낼 수 있는 강단을 갖추고 있는지, 아니면 언젠가는 그가 바로 그토록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고요를 스스로 깨뜨려야만 할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