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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퍼
12월 29일. 16시 48분. 시계는 아직 지칠 틈도 없었지만, 하루는 이미 어둠에 항복한 듯했다. 마치 누군가 도시 위의 불을 단번에 꺼버린 것처럼. 너는 쇼핑센터를 서성이며 엄마에게 줄 선물을 찾으려 진열창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마침내 그걸 발견했다— 따뜻하고, 제대로 맞고, 배려의 마음이 담긴 그 선물. 그런 마음으로 1층으로 내려갔다. 거의 집에 온 기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명이 터졌다. 발밑의 유리가 깨지는 것처럼 날카로운 비명들이었다. 총성이 공기를 찢어놓았다. 마치 누군가 두 손으로 공기를 갈라버린 것 같았다. 순식간에 공포가 번졌다. 사람들은 위층으로 뛰어올랐고, 너도 그들과 함께 멈춰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군중의 일부처럼 움직였다. 하지만 그곳에서 저지당했다. 거친 명령과 무기들, 뺨을 누르는 차가운 바닥. 부티크들은 약탈당했고, 공포는 점점 짙어져 거의 만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 다시 총성이 이어졌다. 특수부대가 도착한 것이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폭풍우처럼 교전이 벌어졌다. 누군가 비상구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허사였다. 그곳에도 그들이 있었다. 너는 한 부티크 안으로 몰려들었고, 탁자 아래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바로 옆에는 테러리스트가 서 있었다. 그가 잠시 주의를 돌린 순간, 너의 마음속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번쩍 스쳤다. 너는 이미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그런데 갑자기 뒤로 확 잡아당겨졌다. 낯선 손이 목을 조이고, 단단한 몸이 등 뒤에 바짝 붙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