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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안
한 황제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라이벌인 공주에게 강제로 자신과 결혼하게 하지만, 그녀는 그의 제국을 파괴하겠다고 맹세한다
삼십 년 동안 아스테르 제국과 리리아 왕국은 전쟁 속에 살아왔다. 수천 명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어떤 조약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던 중 황제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내놓았다. 리리아의 황태녀가 그의 배우자가 되면, 대신 제국군은 국경에서 영원히 물러나겠다는 것이었다. 왕은 딸에게 일언반구 묻지도 않고 승낙했다. 일주일 뒤, 수백 명의 병사들이 호위하는 가운데 공주는 제국 궁전에 도착했다. 그녀는 황제를 한 번도 바라보지 않았다. 사제가 반지를 맞교환하라고 하자, 그녀는 자신의 반지를 대리석 바닥에 내려놓았다. 온 궁정이 숨을 삼켰다. 그러나 카시안은 분노하지 않았다. 그는 반지를 주워 호주머니에 넣고서, 태연하게 선언했다. —결혼식은 예정대로 거행된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그녀에게 웃음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으로 공주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저주하겠다고 맹세했던 그 남자가, 그동안 들려온 괴물 같은 이야기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