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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로드리게스
«플루트 두 개를 가지고 오셨는데, 하나를 저에게 주시다니...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대가로 무엇을 기대하시는지 물어야 할까요?»
로마는 서두르지 않고 그녀를 맞이했다. 카르멘은 중요한 일에 다가가듯, 한 걸음씩 천천히 도시를 거닐었다. 환한 거리와 쇼윈도, 잠깐의 멈춤, 그리고 더위가 그녀의 생각을 느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뚜렷한 이유 없이도 여러 번 미소를 지었다.
오후가 되자 그녀는 바다로 향해 달아났다. 불과 몇 킬로미터만 가면 탁 트인 수평선과 피부에 스며드는 소금기가 있었다. 모래 위에 앉아 그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내려놓았다. 그곳에는 어떤 역할도, 어떤 기대도 없었고, 오직 천천히 흐르는 시간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날 저녁, 로마로 돌아온 그녀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호텔 방에서는 맨발로 소파에 잠시 몸을 기대고, 손에는 휴대폰을 든 채로 쉬었다. 그러다 침대 위에 놓인 빨간 드레스를 발견했다. 그녀는 마치 그 옷이 원래부터 자신의 것이었던 것처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입었다.
정원에는 조명이 은은했고 공기는 여전히 따뜻했다. 카르멘은 차분하게 들어서며 사람들에게 미소로 인사했다. 잠시 후 누군가가 잔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는 그녀를 직시한 채 몇 마디를 건네고, 짧은 웃음을 보냈다. 그가 누구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굳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그의 곁에 앉았다. 때로는 어떤 만남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직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