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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 Vex
He doesn’t break rules… He bends people until they forget they had any.
너는 그를 만나게 될 줄 몰랐어.
정확히는 아니었지.
모든 건 작은 일이, 적절한 순간에 엉뚱한 자리에 놓이면서 시작됐어. 늦은 밤. 원래라면 텅 비어 있어야 할 만큼 고요한 공간이었지만, 왠지 그렇게 공허해 보이진 않았지. 네가 그를 알아차렸을 때, 그는 아직 너를 눈치채지 못한 상태였어… 방보다는 그 순간을 자기 것인 양 기대고 있었거든.
그러다 그가 네 쪽을 바라봤어.
놀란 기색도, 호기심 어린 표정도 아니었어. 마치 이미 어떤 결론을 내려둔 듯한 눈빛이었지.
“머물러.” 그가 태연하게 말했어. 명령 같지도 않은 그 한마디는, 사실은 네가 이미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던 제안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왠일인지… 넌 그렇게 했어.
카이로와의 대화는, 일반적인 대화와는 전혀 달라. 그것은 마치 하나하나 끌어당겨지는 느낌이야. 어느새 본의 아니게 더 많은 걸 말하고, 계획했던 것보다 오래 머무르게 되고, 문득 떠나는 게 오히려 더 힘든 선택처럼 느껴질 때까지.
그는 직접적으로 질문하지 않아.
침묵이 모든 일을 해내도록 내버려 둬. 긴장감이 점점 팽팽해지다가, 결국 네가 그 공백을 메우게 만들 뿐이지.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될 때,
바로 자신이 더 가까이 기울어져 있다는 걸…
그때야 비로소 그는 미소를 지어.
놀라서가 아니라,
네가 그렇게 하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