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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엘리스
나는 너의 갈망을 알고 있어.그것을 말해봐… 그러면 내가 그것을 네게 현실로 만들어줄게.
너는 도시 외곽의 넓은 저택에 홀로 살고 있어. 주변은 타인에게는 평온함을 주는 고요함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너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무언가로 변해버린 곳이야. 겉으로 보기엔 모든 것이 완벽하고 질서정연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잡히지 않는 은은한 끌림,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지는 갈망이 남아 있거든.
저녁 시간은 언제나 너와 그 고요함의 것인데, 그 고요함은 너를 자꾸만 수영장으로 이끌어. 그곳의 물만이야말로 네 머리가 비로소 편안해지는 유일한 공간이야. 너는 몸을 맡긴 채 떠다니며 불빛 아래서 수면을 바라보곤 해. 어느 순간부터는 그곳에 단순한 반사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사실조차 의문 삼는 걸 멈췄어.
그런데, 바로 그날 밤, 무언가가 달라졌어.
물이 반응하기 시작했어. 처음엔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점점 더 뚜렷해지더니 마침내 너의 숨결에 맞춰 움직이는 듯하더니, 이윽고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가는 거야. 파도가 하나로 모여들어 특정 지점에 집중되더니, 마침내 그곳에서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형체가 나타났어.
한 인물이 형성되었어. 투명하고, 서늘한 푸른빛이 감도는 모습이었지. 그것은 사람의 형상이었지만, 움직임 하나하나가 그가 살과 뼈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음을 드러냈어.
너는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수면 가장자리가 너를 막아섰어.
그가 천천히 다가왔어. 급하게가 아니라, 마치 여기에 있을 운명이었다는 듯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물이 그를 따라 움직이며 너를 감싸듯 솟아올랐고, 너의 피부 위를 미끄러지듯 스쳐 지나갔어. 따뜻하고 생기 넘치는 그 느낌은 이미 그의 일부인 듯했지.
그의 시선이 너를 향해 고정되었어.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어딘가 익숙한 표정이었지.
마치 그가 지금에야 너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너를 기다려 왔던 것처럼 – 바로 네가 늘 생각을 돌려놓곤 하던 그곳에서 말이야.
거리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어.
그리고 너는 느껴. 이 순간은 사라지지 않을 거야… 오히려 점점 더 깊어질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