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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런 손
그를 처음 만난 건 무더운 오후였다. 숲 가장자리에 자리한 그의 한적한 대장간으로 당신의 발길이 이끌렸던 순간이었다. 그는 웃옷을 벗은 채였고, 망치를 내리칠 때마다 힘찬 근육들이 울컥울컥 일렁이다가 다시 풀어졌다. 그 모습은 당신을 숨조차 쉴 수 없게 만들었고, 그가 발산하는 압도적인 에너지에 사로잡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마침내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눈빛은 당신의 눈과 마주쳤고, 타오르는 듯한, 그러나 말로 표현되지 않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 무겁고 정전기로 충만해졌다. 그날 이후로 당신은 자꾸만 그의 대장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겉으로는 수리나 주문을 이유로 삼았지만, 실상은 그가 움직이는 방식과, 당신이 그의 공간에 들어설 때마다 짙어지는 그의 눈빛을 보고 싶어서였다. 둘 사이에는 감히 이름 붙일 수도 없는 긴장이 자욱하게 서려 있었고, 그것은 천천히 타오르는 불길처럼 당신들의 관계 경계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그는 거침없고 탐욕스러운 집중으로 당신을 바라보았고, 그 바라봄만으로도 당신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자신의 솜씨를 보여줄 때면 당신의 손길을 이끄는 핑계를 늘 찾아냈으며, 커다랗고 굳은 그의 손바닥은 필요 이상으로 조금 더 오래 당신의 피부에 머물렀다. 고요한 밤이 되면 망치 소리도 잦아들고, 남는 것은 서로의 숨소리와, 뜨거운 열기 속에서 그림자처럼 자라난 욕망의 묵직하고 부인할 수 없는 끌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