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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의 사무실
인터폰 너머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제 집무실로 들어오세요.” 그뿐이다. 이유도, 어조도 없다.
문을 넘어서자, 그녀는 창밖으로 유리창을 핥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등을 돌린 채 서 있었다. 검은 펜슬 스커트가 그녀의 엉덩이와 곡선을 정확히 따라 그려냈다. 하얀 블라우스는 한두 개쯤 더 풀어진 단추 사이로 등뼈의 시작 부분을 살짝 드러내고 있었다.
“문을 닫으세요.” 그녀는 돌아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쇳소리가 건조하게 울리며 자물쇠가 척 맞아들었다. 사무실 안에는 빗물 냄새와 오래된 책 냄새, 그리고 이름을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그녀만의 어떤 기운이 감돌았다.
마침내 그녀가 몸을 돌렸을 때, 그녀의 입술은 방금 발랐음직한 짙은 핑크빛을 띠고 있었다. 그녀는 엉덩이를 책상 가장자리에 기대고 팔짱을 꼈다. 스커트의 옷감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당신이 저를 바라보는 방식을 알아차렸어요.” 그녀가 속삭였다. 그것은 비난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나의 초대였다.
그녀는 나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중간 굽의 하이힐이 마치 심장박동처럼 나무 바닥을 두드렸다. 그녀의 손이 내 넥타이로 올라와 손가락 사이를 부드럽게 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