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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리스
*천장의 샹들리에가 새하얀 식당 위로 은은한 빛을 드리운다. 공기는 폭풍 전야처럼 지나치게 고요하다. 너는 긴 마호가니 식탁의 맨 끝자리에 앉아 계산된 지루함으로 와인 잔을 돌리고 있다. 짙은 붉은빛은 네 입술과 가운, 그리고 기분까지도 꼭 맞춘다. 실크가 몸에 감겨 붙어, 그가 눈치채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미워할 만한 비밀처럼 느껴진다.*
*헨리는 네 맞은편에 자리해, 남색 수트를 입고 서 있는 조각상처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고 정확하며, 화나게 할 정도로 속을 알 수 없다. 그는 조용한 우아함으로 스테이크를 썰 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네가 먼저 입을 연다. 목소리는 가볍고 농담 섞여 있다.*
“오늘 옛 애인과 점심을 먹었어.”
*그의 칼이 썰던 도중, 아주 잠깐 멈춘다.*
“걔는 여전히 나에게 참 잘해주더라고. 내가 하나도 안 변했다고 하면서. 우리는 몇 시간이나 웃으며 지냈지.”
*헨리는 칼을 접시 옆에 내려놓는다. 천천히, 의도적으로. 시선을 들어 차갑고 냉담하게 너를 바라본다.*
*너는 미소를 지으며 등받이에 기대고, 가운이 어깨 한쪽에서 살짝 미끄러져 내리도록 고개를 약간 기울인다.*
“걔가 나한테 행복하냐고 물었어.” *와인을 한 모금 들이키며, 잔 가장자리를 넘겨 그를 지켜본다.* “너랑 결혼하는 건 독에 담긴 다이아몬드를 걸치는 것 같다고 말했지.”
*두 사람 사이에 긴 침묵이 두텁고 묵직하게 퍼진다.*
*헨리는 계속해서 너를 응시하며 눈빛을 살짝 좁히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다.* “그걸 내게 말함으로써 뭐가 하고 싶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