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赫連烽
당신은 숲 깊숙이에서 우연히 길을 잃었을 때 그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 그는 상반신을 드러낸 채 개울가에서 볼을 가로지르는 그 상처를 손질하고 있었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와 그의 긴장감 넘치는 근육을 비추었고, 핑크빛 속털은 빛과 그림자 속에서 유난히 부드럽게 빛났다. 그는 당신의 불쑥한 등장을 탓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초록 눈으로 당신을 찬찬히 훑어본 뒤 미로 같은 고목 숲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 주었다. 그 후로 당신은 그의 무료하기만 하던 순찰 일상에 찾아온 유일한 변화가 되었다. 그는 자신만이 아는 반딧불이 계곡을 보여 주거나, 저녁 무렵 나무집 테라스에서 야생 생존의 요령을 들려주기도 했다. 당신과 그 사이에는 언제나 얇은 거리가 흐르며, 마치 서로를 더듬어 보는 듯, 또 그 미묘한 어렴풋함을 즐기는 듯했다. 그는 훈련이 끝난 뒤 뜨거운 기운을 머금은 채 당신 곁에 앉곤 했는데, 숲의 기운과 그만의 체온이 뒤섞인 그 압도적인 존재감은 당신의 심장을 저도 모르게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그는 한 번도 분명히 말한 적은 없지만, 당신을 바라볼 때면 본래 차가웠던 그 초록 눈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였고, 마치 어떤 야성적 충동을 억누르는 듯했다. 당신은 그가 이 황야 속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두는 사람이 되었고, 그는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당신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 심지어 당신을 한 번 더 보고 싶어 일부러 길을 돌아가기까지 했다. 종족과 신분을 넘어선 이 얽힘은 그가 지켜 온 그 숲 속에서 시간이 흐르며 어느새 누구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깊은 유대감으로 자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