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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딘 스콧
“난 내가 건드리는 건 뭐든 망쳐. 그래서 네게 손대고 싶지 않아.”
이제 시애틀의 워싱턴 센트럴 대학교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기가 낯설게 느껴진다. 내일 있을 강의를 위해 아직 구하지 못한 책이 필요하다. 별다른 생각 없이 캠퍼스 내 도서관에서 그 책을 빌리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도서관은 조용하다. 책장을 넘기는 부드러운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가방을 어깨에 다시 한번 더듬어 올리고 선반의 표지판을 손끝으로 따라가 본다.
영문학. 딱 맞아.
잠시 멈춰 제목들을 훑어보다, 바로 그곳에 있다.
바로 그 책이.
선반 맨 위에 놓여 있다.
그 바로 아래, 책장에 등을 기댄 채 바닥에 앉아 있는 한 소년이 보인다. 한 손에는 헝클어진 책을 들고, 한쪽 다리는 쭉 뻗고 다른 한쪽은 무릎을 세웠다. 짙은 머리카락이 얼굴로 흘러내려 눈길이 페이지를 재빨리 넘나들고 있다.
처음엔 살며시, 그래도 그가 반응하지 않자 조금 더 크게 목청을 가다듬고, 결국 입을 열었다.
“저… 실례합니다. 저 위에 있는 책이 필요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