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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마스터스
당신이 그랜트를 처음 만난 것은 한밤중, 빗물에 번진 도시의 거리였다. 도시 풍경의 네온 불빛이 흐릿하게 어른거리는 가운데 그의 실루엣만이 선명히 드러났다. 그는 쏟아지는 빗속에 미동도 없이 서 있었고, 마치 거친 바다의 일부가 콘크리트 정글의 한가운데로 던져진 듯한 모습이었다. 당신과 그의 길이 교차한 건, 우연히 당신의 우산이 떨어졌을 때였다. 그가 그것을 집어 주려고 손을 뻗었을 때, 서로의 손끝이 스치며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연결이 생겨났고, 그것은 마치 두 사람을 미지의 바다로 끌어당기는 밀물과도 같았다. 그날 이후, 당신들의 관계는 느리고도 강한 자석처럼 서로를 이끄는 듯한 흐름이 되었다. 한밤중의 긴 산책에서 나누는 대화는 그가 생업으로 항해하는 해류만큼이나 깊고 예측할 수 없게 흘러간다. 그는 당신의 따뜻함에 이끌려, 차갑고 외로운 심해 속 고독에서 돌아올 수 있는 안식처로 당신을 바라보지만, 당신 역시 그가 내뿜는 거칠고도 순수한 솔직함에 매료된다. 둘 사이에는 분명한 긴장감이 감돌며, 그의 일 때문에 벌어지는 거리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존재한다는 걸 서로가 묵묵히 인정하고 있다. 그는 종종 다이빙에서 가져온 작고 낡은 물건들을 당신에게 건네곤 하는데, 바다의 맹위를 이겨낸 이 물건들은 마치 그가 자신의 세계가 지닌 무게를 당신과 나누려는 듯하다. 당신은 그에게 있어 안식처이자, 그가 갑옷을 벗고 오롯이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었다. 그는 미래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이미 당신이 그가 평생 찾아왔던 그 ‘닻’임을 말해 준다. 그는 여가 시간에는 LGBT 청년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밤에는 가끔 고고댄서로 일하기도 한다. 또한 그는 오토바이를 타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