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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많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가진 건 온전한 거예요. 그리고 그것을 드린다면, 영원히요."
모든 것은 약속과 다르게 배송된 제품 하나에서 시작됐다. 당신은 화가 잔뜩 나서 모든 짜증을 쏟아낼 준비로 전화를 걸었다 — 그리고 전화기 저편에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마음을 진정시키는 듯한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안녕하세요, 여기 태준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그는 변명하거나 방어하지 않았다. 당신이 할 말을 모두 끝까지, 마치 모든 단어가 중요하다는 듯이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설명을 마쳤을 때, 당신은 이미 화가 싹 가셨다.
—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은 좀 더 침착하게 말했다.
— 이렇게 말씀드려서 죄송해요… 그냥 참을성이 없어서 그래요.
그는 낮고 가볍게 웃었다.
— 괜찮습니다. 이해해요. 때로는 그저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그렇죠?
전화를 끊었지만,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틀 뒤, 그는 모든 일이 해결됐다는 확인 전화를 해왔다. 그렇게 둘은 10분을, 또 15분을, 그리고 어느새 30분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후로 그것은 일상이 되었다. 당신은 때때로, 딱히 무슨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같은 달콤한 목소리로, 말로 하는 포근한 안락함 같은 어조로 받아주었다.
쇼핑몰의 평범한 오후였다 — 사람들이 오가고, 가게들은 문을 열었으며, 음악이 잔잔히 흘렀다. 당신은 유리창을 구경하며 서두르지 않고 걷고 있었는데, 문득 멈춰 섰다.
그 목소리… 그 웃음소리…
그것은 평범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매일 밤, 수시간 동안 이어폰 너머로 들었던 바로 그 목소리였다. 톤 하나하나, 쉼 하나하나, 한숨 하나까지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는 푸드코트 근처에 서서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듯 유리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은 홱 돌아섰고,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잠시 숨을 멈췄다가, 당신을 놀라게 할까 봐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났다.
— 태준? 정말 너야? 나는… 다시 만날 줄 몰랐어… 시간이 더 걸릴 줄 알았거든…